겨울은 희망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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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광제 작성일25-11-18 11:54 조회176회 댓글0건본문
가을은 늘 우리에게 ‘마무리’의 이미지를 남깁니다.
단풍은 자신의 빛을 온전히 태워낸 뒤 조용히 땅으로 내려앉고,
들판은 결실을 마친 흔적을 남긴 채 겨울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을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준비의 계절입니다.
작물은 수확 뒤 뿌리를 다시 정리하고,
나무는 잎을 떨구는 대신 새로운 겨울눈을 틔우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겉으로는 어떤 일이 끝나는 것처럼 보일 때조차,
하나님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위한 숨은 변화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1. 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시작인 때
성경은 이러한 ‘전환의 순간’을 잘 보여 줍니다.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의 멸망이라는 혹독한 시대 속에서도 놀라운 말씀을 전합니다.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려는 생각이라.”(렘29:11)
절망처럼 보이는 시기에도, 하나님은 이미 희망의 씨앗을 심고 계신다는 약속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길을 여시며, 마침내는
우리가 걸어가야 할 가장 안전한 길로 인도하신다.”(부조와 선지자, 127쪽)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변화가 불편하고 낯설지라도, 하나님은 그 속에서
우리가 기대하지 못한 새 계절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2. 잎을 버려야 겨울눈이 자랍니다.
한 식물학자가 학생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나무는 겨울이 오기 전에 왜 잎을 떨어뜨릴까요?”
학생들 대부분은 “추워서 잎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나무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스스로 ‘불필요한 것을 내려놓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잎을 유지하면 겨울의 차가운 바람에 수분을 빼앗기고 나무 전체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나무는 살기 위해, 그리고 봄에 더 크게 자라기 위해, 잎을 내려놓습니다.
우리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삶에도 이런 때가 있습니다.
마음에 지니고 있는 걱정을 내려놓아야 할 때
익숙한 방식과 생각을 내려놓아야 할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아야 할 때
누군가의 말이나 시선에 붙잡혀 있던 감정을 내려놓아야 할 때
잎을 내려놓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준비입니다.
그 내려놓음 속에서 겨울눈이 만들어지고, 그 겨울눈은 봄에 꽃이 되고 열매가 됩니다.
3.지금의 작은 노력은 겨울눈입니다.
동성학교의 학생 여러분,
여러분의 지금의 공부, 습관, 작은 성실함은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결코 그 노력을 허투루 두지 않으십니다.
“오늘의 성실은 내일의 능력을 만든다.”(교육, 262쪽)
많은 학생들이 지금 겪는 고민—진로, 진학, 관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겨울이 우리에게 주는 차가운 바람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 바람을 견디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단단해지고,
다음 계절을 맞을 준비가 됩니다.
4. 기다림은 믿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부모와 교사의 마음은 계절로 치면 ‘늦가을’과 닮아 있습니다.
자녀를 위해 수없이 기도하고 인내하며, 때로는 조바심을 내고,
때로는 눈물이 날 만큼 막막한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말합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때가 이르면 거두리라.”(갈6:9)
자녀들은 지금 보이지 않는 속도로 자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변화가 없어 보여도, 하나님은 그들의 마음과 생각 속에
조용히 성장의 겨울눈을 만들고 계십니다.
동성학교 공동체는 부모님들의 그 믿음과 기다림을 귀하게 여기며,
함께 아이들의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겠습니다.
5. 결론
가을과 겨울의 경계선에 서 있는 지금, 우리 모두가 함께 새롭게 결심합시다.
내려놓을 것들을 내려놓기
단단한 마음으로 자기 자리를 성실히 지키기
하나님이 주시는 작은 변화의 신호를 발견하기
서로를 격려하고 도와주는 믿음의 공동체 되기
다음 계절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희망은 조용히, 하지만 분명히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겨울은 어둡고 춥지만, 그 겨울 속에서 봄의 생명이 준비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마음, 가정, 그리고 학생들의 미래 속에
새로운 계절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어둠 뒤에는 반드시 아침이 온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최선의 계절을 주시기 위해 기다리신다.” (DA 528)
동성학교의 모든 가족들에게
다가오는 겨울이 새 희망의 씨앗을 기르는 시간,
그리고 믿음을 새롭게 하는 축복의 계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